'버즈북'이란 중요 작가의 신작이나 저술을 펴내기 전에
<저자나 책에 대해 미리 귀띔해 주는 책>으로,
'열린책들'에서 지난번 '로베르토 볼라뇨' 버즈북에 이어 '조르주 심농' 버즈북을 출간했다.

1천원도 안 되는 아주아주 매력적인 가격의 책이긴 하지만,
볼라뇨 때는 그닥 땡기지가 않아서 패쓰했었는데 이번 심농은 나오자마자 바로 구입!ㅋ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보이는 독특한 목차.^^

열린책들에서는 조르주 심농의 작품들 중에서 '메그레 반장 시리즈' 75권을 발간할 예정이고,
이 심농 버즈북은 심농과 메그레에 관한 깨알같은 정보들을 담고 있다.




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위 아래 여백을 최대한 줄인 빽빽한 편집도 눈에 띈다.
750원짜리 책에 참 많은 내용을 담으려 노력한 게 느껴져~^^




일단 심농에 대한 대작가들의 찬사의 코멘트들로 시작하는데,
'헤밍웨이', '앙드레 지드', '알베르 카뮈' 등, 누구나 알 법한 쟁쟁한 작가들이!! +_+


"(심농의) <쿠데르크 씨의 미망인>을 읽지 않았더라면 <이방인>을 이렇게 쓰지 않았을 거다."
- 알베르 카뮈

"오늘날 프랑스 문학계에서 가장 소설가다운 소설가."
- 앙드레 지드

"만약 아프리카 우림에서 비 때문에 꼼짝 못하게 되었다면, 심농을 읽는 것보다 더 좋은 대처법은 없다.
그와 함께라면 난 비가 얼마나 오래 오든 상관 안 할 것이다."
- 헤밍웨이

"그렇게 많은 작품을 쓰면서도 그토록 뛰어난 작품성을 유지하는 것이 놀랍다."
- 헨리 밀러




심농의 일생을 자료사진과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페이지와 함께
그에 대한 심도있는 글들이 이어진다.
그야말로 소설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심농의 삶 이야기가 흥미진진.

특히 심농은 1만 명의 여자와 잠자리를 했다는 이야기로 유명한데,
이런 이야기들은 그의 망상에 의한 허풍일 가능성이 많다고.
근데 머, 그건 그것대로 드라마틱하지 않은가!ㅋㅋ

자신의 작품이 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많은 독자에게 읽힐 것을 염두에 두고
의식적으로 단순한 단어와 간결한 문체를 사용했다는 점은 꽤 멋지다.

"추상적인 단어는 두 명의 독자 머릿속에서 다른 의미를 띠게 마련이오.
결코 같은 식으로 해석되지 않을 거거든.
그래서 나는 항상 <물질적인> 단어만을 쓰려고 해왔소. 탁자, 의자, 바람, 비 같은.
만일 비가 온다면, 나는 <비가 온다>고 쓸 뿐이오.
내 책에서는 물이 진주가 되는 일 따위는 눈을 부릅뜨고도 찾지 못할 거요." 
  p36




심농과의 인터뷰 내용도 굉장히 흥미롭다.

평생 4백 편이 넘는 엄청난 다작을 한 그의 독특한 집필과정 이야기 등이 나오는데,
메그레 한 편을 쓰는데 보통 11일 정도가 걸렸다니 정말 대단한 작가다.


"모든 비평가들이 20년 동안 똑같은 말을 반복해 왔어요.
<이제는 심농이 인물 20~30명이 등장하는 대작을 내놓을 때다.>
그들은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난 대작을 쓰지 않을 겁니다.
나의 대작은 내 모든 작은 소설들이 모여 이루는 모자이크예요."  
p107




알파벳을 이용해 정리해 놓은 그의 이런저런 말들도
심농이라는 인물과 그의 작품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참고가 된다.




메그레 반장의 일생도 정리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일단 메그레 시리즈를 어느정도 읽은 후에 보려고 패쓰.

왼쪽의 사진들은 메그레 시리즈의 초판 표지들로,
당시로써는 책 표지에 사진을 쓴 것이 아주 파격적인 일이었다고~




메그레 시리즈는 극장용과 텔레비젼용을 합쳐 360편에 달하는 영화화가 이뤄졌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도 간단하게 수록되어 있다.




'메그레'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굉장히 잘 정리되어 있어서
이것만 읽어도 그가 어떤 인물인지 느껴진다.

우직하고, 인정많고, 도덕적이며, 타인의 인생을 이해하고 힘없는 자들의 편에 서려 노력하는 경찰.
영웅의 모습보다는 어딘가에 있을 법한, 또 있기를 누구나 바라마지 않을 인물이다.


"오늘날의 형사들은 특히 살인자의 진실 앞에 섰을 때 메그레와 공감하게 된다.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범죄가 아니라,
범죄를 저지른 사람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느냐를 아는것이다."  
p173


그리고 이 오래 된 작품들이 현재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것은,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할 보편적인 인간의 삶과 고민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나는 인생의 보편성을 믿소. 어딜 가나 다 똑같지. (......)
나는 항상 가장 일반적인 것, 가장 공통된 것을 추구하오.
나는 여기 내 집 정원에 서 있는 <내 나무>에 대해 말하지 결코 <내 삼나무>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오."  
p37




'메그레 시리즈'는 앞으로 한 달에 두 권씩, 총 75권이 발간될 예정인데,
이 작업에 참여하는 네 명의 번역가와 열린책들의 대담도 재미있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프로젝트의 비하인드 스토리라고나 할까~~^^




출판 예정인 75권의 목록. 아, 무지 기대된다! +_+
'루이스 세풀베다'는 <귀향>에서
"코냑 한 병, 그리고 심농 전집만 있으면 겨울을 날 수 있다"고 말했다지 않는가!




75권 출간예정의 의미를 담아 이 심농 버즈북의 정가는 750원이다.
알라딘에서는 이 가격에서도 20% 할인을 해서 600원!!!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심농과 메그레 시리즈에 관심이 간다면, 무조건 사야 할 책이다.
이 가격에 사지 않는다면 오히려 손해!ㅋ

이 버즈북을 읽고 났더니 본작품을 보기도 전에 이미 메그레 반장에게 정이 들어버린 느낌이다.
아항,,, 이래서 버즈북을 만드는구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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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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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닐라로맨스 2011.04.07 16: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버즈북!?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으로 보아도 괜찮을까요?

    • 블랑블랑 2011.04.07 23: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외국에서는 전부터 있던 방식인데 우리 나라에서는 열린책들에서 최초로 진행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머, 정확한 얘기는 아니구요~ㅎㅎ

  2. 제드™ 2011.04.07 17: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버즈북'이란 단어 자체를 처음 접해봐요. 좋은 정보말씀 감사합니다!

  3. 미카엘 2011.04.07 2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안 그래도 요 책! 다른분 서재에서 보고 관심 가던 책인데.. 살까말까 하다 안 샀는데 ㅠㅠ 살걸 그랬나봐요~` ㅠ

  4. 파크야 2011.04.07 2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컥 600원???
    엄청난 가격이네요;;;
    그리고 책의 목차와 레이아웃이.. 저런 형태는 처음보네요^^

    • 블랑블랑 2011.04.07 23: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격은 저래도 꽤 쏠쏠한 읽을거리들이 많아요.
      물론 이건 추리물과 메그레 시리즈에 관심있는 독자들에 한해서지만요.^^
      (음, 근데 이 버즈북을 읽고 나면 자연스레 관심이 생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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