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바람난 여자>  /  지은이 : 아니 프랑수아  /  옮긴이 : 이상해  /  솔출판사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중간에 도저히 손을 놓을 수 없는 책이 있는가 하면,
여러날에 걸쳐 조금씩 야금야금 읽는 게 더 즐거운 책도 있다.
보통 에세이류의 책이 그런데, 그 중에서도 특히 여행이나 독서처럼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비슷한 패턴의 짧은 글들이 모여있는 책일 경우, 한 자리에서 다 읽다 보면 오히려 지겨울 수도 있다.

넘 읽고 싶었지만 품절이라 계속 입맛만 다시다가 결국 중고로 구입해 읽게 된
요 '책과 바람난 여자'야말로, 서너페이지의 짧은 글 모음이라
잠깐 짬이 날 때, 혹은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두어편씩 읽기에 아주 딱 좋은 책이다.^^




독서에세이를 모아놓은 책이야 드물지 않지만, 이 책은 조금 독특하다.
'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부작용들에 대한 소소한 고찰'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책의 내용이 아닌, 오로지 책 자체에 관한 이야기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책도 작은 데다가 300페이지가 안 되는 다소 짧은 듯한 분량이지만
그 속에 책 빌려주기, 책 쇼핑, 장서표, 띠지, 표지, 책 냄새, 책 두께, 책 정리 등
책과 함께 하는 삶이 가득 들어있다.
일전에 읽은 '서재 결혼시키기'가 얼핏 떠오르기도 했는데, 그보다 훨씬 디테일하다.




그야말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책을 빌려주는 일은 심각한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에서 불온한 부분을 삭제해야만 한다.
책꽂이에서 뽑아내고, 껍데기를 벗기고, 모래를 털어내고,
내 손때를 지워 낯선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p20

(책을 빌려줄 때, 내가 표시해놓은 문장들을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이 왠지 챙피해서
그 소중한 표시들을 다 떼어버리던 기억이 나에게도 있다.ㅋ)


"그건 금전적인 여건과 공간의 문제다.
일주일에 한 권에서 일곱 권의 책을 읽는다면, 돈 많은 사장으로 넓은 집에 살거나,
아니면 출판사에서 일하거나, 아니면 도서관에 회원으로 등록해야만 한다.
그것도 아니면 점점 더 넓은, 하지만 점점 더 가난한 동네에 있는,
나중에는 교외에 있는 아파트로 이사를 가거나. 우리 집처럼 말이다."  
p35~36

(책 사재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게 되는 공간의 문제.)


"누가 나에게 '최근에 읽은 것 중에 뭐가 좋았어?'라고 질문을 하면
무슨 조화인지 나는 완전한 건망증 속을 헤매게 된다.
그렇다,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p115

(이것은 바로 나의 이야기~^^;;;)


"두꺼운 소설은 든든하게도 일주일을 족히 버틴다.
마치 겨울 내내 땔 장작이나 가게 문을 닫는 연휴 동안 피울 담배를 충분히 마련해놓은 듯한 기분이다.
(......)
정상적인 두께로 분권한 책 두 권과 엄청나게 두꺼운 책 한 권은 다르다.
그것은 팔레르모에 가기 위해 밀라노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것과 같다.
감정적인 몰입에 단절이 생긴다."  
p204

(나 역시 아무리 두꺼워도 한 권으로 나온 책이 좋다.
두 세권으로 분권해놓은 책에는 왠지 손이 잘 가질 않는다.)





엄청난 독서광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놀랍고 흥미롭다.
30년동안 여러 출판사에서 일하며 오로지 책만 읽었다는 '아니 프랑수아'는
역시 자신과 닮은 꼴의 독서광 남성과 오랜세월 동거 중이다.
이런 류의 책을 읽다 보면 늘 느끼는 거지만, 역시 사람은 끼리끼리 어울리게 되어 있는 모양~
독서광에게는 항상 같은 독서광의 배우자가 있다니까~ㅋ

분량이 적어서 맘만 먹는다면 두 어 시간도 안 걸려 다 읽을 책이지만,
짬짬이 야금야금 읽기를 추천한다.
아껴서 읽는다면, 일주일쯤은 아주 행복하고 유쾌하게 보낼 수 있다.^^


"독서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가깝게 만들어주지만,
세대 간의 관계("얘, 내가 책 읽고 있는 거 안 보이니?"),
친구들 간의 관계("장, 미안하지만 목소리 좀 낮춰 줄래? 도무지 집중을 못하겠어.")에
해가 된다고 나는 확신한다.
사랑을 나누는 시간에는 부부 사이의 관계에도("잠깐만, 요것만 마저 읽고").
30분 후, 고개를 들어 보면 상대방은 이미 자고 있다."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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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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