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  지은이 : 소네 케이스케  /  옮긴이 : 김은모  /  북홀릭

 

 

 

얼마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너무 재밌게 읽어서

이 저자의 국내번역된 다른 책이 뭐가 더 있나 검색해봤더니 나온 게 바로 요 <코>.

이거 사실 재작년에 막 출간됐을 때도 관심이 가서 보관함에 찜해뒀던 건데

저자에 대한 믿음이 가면서 이번에 비로소 구입했지~^^

 

단편? 중편? 정도 되는 분량의 작품 세 개가 실려있는데

하나같이 기발한 발상과 신랄하고 냉혹한 묘사로 완전 몰입하게 만들더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그래도 현실을 기반으로 한 비정한 이야기였다면,

요건 초현실, 비현실, 그야말로 이상하고 기괴한 상황들로 설정!

전편보다 훨씬 강렬하고 인상적인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물론 재미는 둘 다 있고~^^)

 

 

 

 

<폭락>

 

개개인에게 주가가 매겨지고 그 주가를 바탕으로 인간의 가치가 결정되는 사회.

 

주인공은 그저 그런 집에서 태어났지만 필사의 노력으로 좋은 학벌, 좋은 직업을 갖추고

좋은 집안의 약혼녀까지 얻어 자신을 우량주로 만들지만,

어느 순간 사고뭉치 형과 얽힌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그의 주가는 폭락을 시작한다.

(인간의 가치가 개인의 주가로 매겨진다는 것 자체도 공포스럽지만,

특히 상장 폐지가 되면 사회에서 퇴출당해 바이오 연료가 된다는 설정이 더 충격적....ㅜㅜ)

 

결국 회사도 잘리고 파혼당해 노숙자신세가 되어서도 상장 폐지를 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사회복귀를 돕는다는 단체로부터 갱생 프로젝트 제안을 받게 된다.

이 프로그램에는 외모의 변화까지 포함되는지라

주인공은 병원에 입원하여 대대적인 수술을 받게 되는데....

 

아, 이거 결말 진짜 너무 쇼킹!!

뭔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계속 했지만 이 결말은 정말 너무 끔찍하잖아...ㅜㅜㅜ

 

참고로, 주인공이 노숙자 신세로 있을 때 먹고 살기 위해 네이밍 광고 계약을 맺어서

이름을 제약회사의 광고문구로 바꾸는데 바꾼 이름이 바로 '음부습진에는 음부습진 버스터'...^^;;;

즉 '버스터'라는 음부습진약 홍보를 자신의 이름으로 하고 다니는 건데

이거 읽으면서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생각나더라...

샌델이 왜 그런 일이 허용되면 안 된다고 했는지 단박에 이해되더라능~!! -_-;;;

 

 

<수난>

 

어느날 인적이 없는 더러운 뒷골목에서 눈을 뜬 주인공.

전날 술에 취해 필름이 끊긴 후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도무지 기억은 나지 않고,

한손에 수갑이 채워져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없는 곤란한 상황 앞에서 당황한다.

금방 누군가가 자신을 발견할 거라 생각하고 마음을 다지지만,

주변의 공사소음 등으로 인해 아무리 큰 소리를 내봐도 사람은 오지 않고 며칠이 흐른다.

 

그러던 중에 드물게 누군가가 그를 발견하기는 하는데,

주변건물에서 일하는 듯한 젊은 여사원과 중학생 소년, 50대 노신사 등....

그런데 어쩐 일인지 그들은 주인공을 도와주지 않는다.

 

그나마 여사원이 물과 최소한의 먹을거리를 챙겨줘서 겨우겨우 연명해나가지만

그녀는 경찰을 불러달라는 그의 말을 전혀 듣지 않으며 이해 못할 행동을 연발하고,

중학생 소년은 오히려 그를 괴롭히며,

50대 노신사는 자신의 이야기만을 떠들 뿐이다.

 

아, 이 상황도 정말 끔찍.....ㅜㅜ

 

 

<코>

 

인간이 텐구와 돼지라는 두 부류로 나뉘어있는 세상에서 텐구들은 엄청난 핍박을 당한다.

이 둘을 나누는 건 바로 코의 생김새.

 

급기야 돼지들은 텐구들을 특별구라 이름 붙여진 지역으로 강제이송시키는데,

그곳에서는 그야말로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의사인 주인공은 텐구였던 부인과 딸을 잃은 후 쓸쓸한 생활을 하던 중,

어떤 일을 계기로 위험을 무릅쓰고 텐구들을 돕기로 마음먹는다.

바로 비밀단체와 손을 잡고 비밀리에 텐구 아이들의 코 성형수술을 해주기로 한 것.

 

하지만 냄새를 맡은 한 청년으로부터 협박을 당하게 되고....

 

이야기 중간중간에 어딘가 정신이 불안정한 듯한 형사의 독백이 나오는데

이게 결말에 가서 본이야기와 합쳐지면서 소름이 오소소.....^^;;;

 

설명이 불충분한 면은 있지만 이것도 충분히 인상적인 이야기다.

제14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단편상 수상작이라고~

 

 

 

 

호러물이긴 하지만 읽고 나서 밤에 혼자 잠자기 힘들거나 하는 후유증이 있는 내용은 아니고,

그보다는 현실의 물질만능주의, 소통의 부재, 사회계급, 차별, 개인주의 등을

아주 극한까지 끌어올려서 섬찟하고 공포스러운 상황들을 만들어 보여준다.

 

한마디로, 악몽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기괴한 이야기들.... -0-;;;

 

저자 '소네 케이스케'의 이력도 굉장히 독특한데,

흔한 인생은 살지 않겠다며 대학은 중퇴해 일부러 망해가는 사우나나 만화카페에 취직하고,

예상 외로 번창하면 사표를 내고 백수생활을 하기도 하며 지냈다고~

그렇게 인생의 내리막길에만 집중하다가 어느 순간 도서관에 다니며 글을 쓰다가 작가가 됐단다.

아, 역시 이런 재능은 타고 나는 것인가!!!

 

이야기들이 하도 강렬해서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작품을 읽으면 정신적으로 좀 버거울 것 같은 작가이긴 한데,

그래도 더 읽어보고 싶다.

다른 작품들도 어서 국내번역이 되었으면~~!!! >_<

 

 

"(......) 무릇 편견은 과학적 근거나 합리적인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편견은 강한 전염력을 지닌 바이러스처럼, 한번 만연하면 근절하기가 어렵다."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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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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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룬 2013.08.31 15: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겠다*.*
    금요일이 바로 이런 느낌이에요^^

  2. +요롱이+ 2013.08.31 17: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잼있을 것 같아요^^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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